베이킹소다와 신발 세척 준비물

은행나무 열매 냄새, 원인과 밟았을 때 없애는 법

가을이 되면 은행나무 가로수 밑을 지날 때마다 코를 찌르는 냄새 때문에 걸음을 재촉하게 된다. 이 냄새는 단순한 불쾌감이 아니라 실제로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는 성분 때문에 생긴다. 냄새가 나는 이유와 신발이나 손에 묻었을 때 없애는 법을 정리했다.

노란 은행나무 잎과 열매

사진: Shadrina Izzati (Unsplash)

은행 열매에서 냄새가 나는 이유

은행나무 열매(은행)의 겉껍질 속에는 은행산(긴콜산)과 빌로볼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다. 열매가 땅에 떨어지거나 발에 밟혀 껍질이 터지면 이 성분들이 공기 중으로 퍼지면서 특유의 고약한 냄새를 낸다.

두 성분 모두 옻나무에 들어 있는 것과 비슷한 계열의 물질이다. 그래서 은행나무 자체에는 별 반응이 없던 사람도 열매 껍질을 직접 만지면 옻이 오른 것처럼 피부가 붉어지고 가려운 접촉성 피부염을 겪을 수 있다. 은행나무가 이런 독한 성분을 열매에 품는 것도 결국 곤충이나 동물 같은 천적으로부터 씨앗을 지키기 위한 자기방어 수단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도 왜 이렇게 많이 심었을까

냄새가 이 정도인데도 은행나무가 도시 가로수로 압도적으로 많이 심긴 데는 이유가 있다. 매연·분진 같은 공해에 강하고 이산화탄소·아황산가스 같은 유해물질을 흡수하는 정화 능력이 좋은 데다, 껍질이 두껍고 항균성이 있어 병충해에도 강하다. 서울시 기준으로도 전체 가로수 약 30만 그루 중 10만 그루 이상이 은행나무로, 단일 수종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가을 단풍이 예쁘다는 점도 가로수로 계속 선택되는 이유 중 하나다.

은행나무는 다 열매를 맺지 않는다

길에서 유독 냄새가 심한 나무와 멀쩡한 나무가 섞여 있는 건 착각이 아니다. 은행나무는 암수딴그루라 암나무에서만 열매가 열린다. 문제는 어린 나무일 때는 암수 구분이 사실상 불가능하고,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 15년 이상 자란 뒤에야 어느 쪽인지 알 수 있다는 점이다. 가로수를 심을 당시엔 암수를 미리 가려낼 방법이 마땅치 않았던 셈이다.

신발에 밟았을 때 냄새 제거법

베이킹소다와 신발 세척 준비물

사진: Addilyn Ragsdill @clockworklemon.com (Unsplash)

은행을 밟은 직후라면 우선 신발 밑창에 낀 과육을 나뭇가지나 휴지로 최대한 긁어낸 뒤 다음 방법으로 마무리한다.

  • 베이킹소다: 미지근한 물에 세제와 베이킹소다를 풀어 신발을 1시간가량 담가둔 뒤 안 쓰는 칫솔로 밑창을 문질러 헹구고 햇볕에 말린다. 급할 때는 마른 베이킹소다를 신발 안팎에 뿌려 24시간 두는 것만으로도 냄새가 줄어든다.
  • 식초: 물과 식초를 1:1로 섞어 스프레이에 담아 신발 안쪽에 뿌리고 말린다. 식초의 산성 성분이 냄새 원인균을 중화한다.
  • 가죽 신발: 물세탁이 어려운 가죽 소재는 밑창에 치약을 바르고 물티슈로 닦아내는 방법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손으로 만졌을 때는 장갑부터

은행을 직접 줍거나 손질할 계획이라면 처음부터 비닐장갑이나 고무장갑을 끼는 게 가장 확실하다. 옻 알레르기가 있거나 피부가 예민한 사람은 은행나무 근처를 지날 때도 반팔보다는 긴팔을 입는 편이 낫다. 만약 맨손으로 만진 뒤 피부가 붉어지고 가려움이 심해지거나 물집이 잡힌다면 흐르는 물로 충분히 씻어내고, 증상이 가라앉지 않으면 피부과 진료를 받는 게 안전하다.

냄새가 너무 심하다면 지자체에 신고할 수 있다

가로수 은행나무의 낙과가 심해 보행에 불편을 줄 정도라면 개인이 일일이 치우기보다 지자체에 알리는 방법도 있다. 서울시는 응답소(120)나 각 자치구 공원녹지과로 신고하면 열매 채취나 그물망 설치 같은 조치를 받을 수 있고, 다른 지역도 대부분 구청·시청 산림녹지 관련 부서가 같은 역할을 한다.

자주 묻는 질문

은행나무 냄새는 왜 특정 나무만 심한가요?

암은행나무에서만 열매가 열리기 때문이다. 같은 길가에 서 있어도 수나무는 냄새가 나는 열매 자체가 없어 냄새 걱정이 없다.

옷에 냄새가 뱄을 때는 어떻게 하나요?

과육이 묻은 부분을 먼저 물로 헹궈낸 뒤 일반 세탁 세제에 식초를 한 스푼 더해 세탁하면 냄새가 덜 남는다. 색이 진한 옷이라면 식초 사용 전 눈에 안 띄는 부분에 먼저 테스트해보는 게 안전하다.

은행 열매를 주워서 먹어도 되나요?

겉껍질과 과육을 제거한 은행 알맹이(씨앗)는 식용으로 쓰이지만, 겉껍질에는 피부 자극 성분이 있어 맨손 손질은 피해야 한다. 또한 씨앗 자체도 한 번에 많이 먹으면 중독 증상이 생길 수 있어 성인 기준으로도 소량만 익혀 먹는 게 안전하다.

마무리

은행나무 열매 냄새는 은행산과 빌로볼이라는 자극 성분 때문에 생기며, 이 성분은 옻과 비슷한 계열이라 피부에 직접 닿으면 자극을 줄 수 있다. 신발에 밟았을 때는 베이킹소다나 식초로 웬만큼 해결되지만, 손으로 만질 일이 있다면 장갑부터 챙기는 게 가장 간단한 예방책이다. 가을철 신발 관리가 고민이라면 장마철 신발 냄새·습기 관리법도 함께 참고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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