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일어나서 어지럽다면, 이석증부터 의심해야 하는 이유
누워 있다가 몸을 돌리거나, 아침에 침대에서 일어나는 순간 세상이 빙글빙글 도는 느낌을 받았다면 이석증일 가능성이 크다. 정식 명칭은 양성 발작성 체위성 현훈(BPPV)으로, 귀 안쪽 평형기관에서 떨어져 나온 미세한 칼슘 결정(이석)이 반고리관으로 흘러 들어가 생기는 질환이다. 특정 자세에서만 짧게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라 다른 어지럼증과 구별할 수 있다.
왜 생기나
내이의 전정기관에는 몸의 균형을 감지하는 이석이라는 작은 칼슘 결정이 붙어 있다. 노화나 골다공증, 외상, 감염 등으로 이 결정이 제자리에서 떨어지면 근처 반고리관 안으로 흘러 들어간다. 반고리관은 원래 회전 운동을 감지하는 곳이라, 여기에 이석이 들어가 있으면 고개나 몸을 움직일 때마다 실제로는 가만히 있는데도 뇌에 “돌고 있다”는 잘못된 신호가 전달된다.
폐경기 전후 여성에게서 특히 자주 발생하는데, 칼슘대사 변화로 이석의 결합이 약해지는 것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여성 갱년기 안면홍조와 골밀도 감소 시기에 골밀도가 함께 떨어지는 경우 이석증 위험도 같이 높아지는 것으로 보인다. 확실한 예방법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이석증 증상, 이렇게 구별한다
이석증의 핵심 특징은 “특정 자세에서만, 짧게” 나타난다는 점이다.
- 누워 있다가 옆으로 돌아누울 때
- 침대에서 일어나거나 다시 누울 때
- 고개를 젖혀 위를 올려다보거나 숙일 때
이런 동작 직후 세상이 빙글빙글 도는 극심한 현훈이 시작되고, 대개 수십 초에서 1분 이내에 가라앉는다. 심한 경우 구역감이나 구토가 함께 나타날 수 있지만, 어지럼증 자체는 자세를 바꾸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대부분 잦아든다.
뇌졸중과 헷갈리면 안 되는 신호
어지럼증이 있다고 전부 이석증은 아니다. 다음 증상이 함께 나타나면 이석증이 아니라 뇌졸중 등 중추신경계 문제일 수 있어 즉시 응급실로 가야 한다.
- 극심한 두통이 갑자기 동반될 때
- 사물이 두 개로 겹쳐 보일 때(복시)
- 말이 어눌해지거나 발음이 이상할 때
-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감각이 둔해질 때
이석증은 자세와 무관하게 지속되는 어지럼증이나 신경학적 증상을 동반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뇌졸중과 구별된다. 애매하다면 시간을 끌지 말고 응급실을 찾는 것이 안전하다.
병원에서는 어떻게 치료하나
이석증은 반고리관 안에 들어간 이석을 원래 위치로 되돌리는 이석정복술(대표적으로 에플리 수기)로 치료한다. 의료진이 환자의 고개와 몸의 각도를 순서대로 바꿔가며 이석을 유설관 쪽으로 이동시키는 방식으로, 한 번의 시술로 70~80%의 환자가 즉시 호전된다고 알려져 있다. 치료 없이도 이석이 몇 주 안에 림프액 속에서 자연히 녹아 사라지면서 증상이 줄어드는 경우도 있지만, 증상이 반복되거나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라면 이비인후과나 신경과에서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빠르다.
증상이 있는 동안에는 고개를 급하게 돌리거나 뒤로 젖히는 동작, 빠르게 위를 올려다보는 자세를 피하는 것이 어지럼증 악화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사진: Ömürden Cengiz (Unsplash)
자주 묻는 질문
이석증은 한 번 걸리면 재발하나요?
재발하는 경우가 흔하다. 골다공증이 있거나 폐경기 전후인 경우 재발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보고돼 있어, 증상이 다시 나타나면 초기에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이석증과 메니에르병은 어떻게 다른가요?
메니에르병은 어지럼증과 함께 귀울림(이명)이나 청력 저하가 동반되고 발작이 수십 분~수 시간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이석증은 특정 자세 변화 직후 짧게(수십 초~1분) 나타나고 청력 변화가 없다는 점에서 구별된다. 이명이나 청력 저하가 갑자기 함께 나타난다면 이명과 돌발성 난청 차이, 72시간 골든타임도 함께 확인해볼 만하다.
어지러울 때 응급실 대신 이비인후과를 가도 되나요?
두통·복시·마비 같은 신경학적 증상이 없고 자세 변화와 명확히 연관돼 있다면 이비인후과나 신경과 외래로도 충분하다. 다만 증상이 처음이거나 신경학적 증상이 함께 있다면 응급실을 우선하는 것이 안전하다.
마무리
자세를 바꿀 때마다 짧고 강하게 도는 어지럼증이 반복된다면 이석증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이비인후과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다만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며, 어지럼증이 지속되거나 두통·복시·마비 같은 증상이 함께 나타나면 자가 진단에 의존하지 말고 전문의 상담을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