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등산 사고 왜 느는가, 준비물과 하산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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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등산 사고는 다른 계절보다 위험이 뚜렷이 높다. 최근 5년간 등산사고 4만 3574건 중 사망자만 424명이었는데, 이 중 상당수가 단풍철인 9~10월에 몰린다. 실제로 전체 등산사고 4건 중 1건이 이 시기에 집중된다. 왜 가을에 유독 사고가 느는지, 무엇을 챙기고 몇 시에 내려와야 하는지 정리했다.

사진: Billy Freeman (Unsplash)
왜 유독 가을 등산 사고가 느는가
가을 산은 두 가지가 동시에 바뀐다. 낮과 밤의 기온차가 크게 벌어지고, 해가 눈에 띄게 짧아진다. 여기에 낙엽이 등산로를 덮으면서 바위나 뿌리, 돌부리가 안 보이게 되고, 젖은 낙엽은 미끄럽기까지 하다. 최근 2년간 10월 한 달에만 등산사고 2149건이 발생했고, 이로 인한 인명피해는 1257명(사망 21명, 부상 1236명)이었다. 단순히 등산객이 몰려서만이 아니라, 지형과 날씨 조건 자체가 나빠지는 달이라는 뜻이다.
사고 1위는 실족이다
10월 발생 사고를 유형별로 보면 미끄러지거나 헛디디는 실족 사고가 785건(37%)으로 가장 많았다. 길을 잃는 조난 사고가 612건(28%), 지병이나 체력 저하로 인한 신체질환 사고가 453건(21%)으로 뒤를 잇는다.
실족을 줄이려면 준비물이 갈린다. 등산스틱은 급경사 내리막에서 무릎과 발목에 걸리는 하중을 분산시켜준다. 등산화는 낙엽에 덮인 바닥에서도 접지력을 유지할 수 있는 트레드가 살아있는 제품인지 미리 확인해야 한다. 낙엽이 두껍게 쌓인 급경사 구간은 발밑이 보이지 않으므로 속도를 늦추고 스틱으로 지면을 먼저 짚는 습관이 필요하다.

사진: Colby Winfield (Unsplash)
길을 잃으면 국가지점번호로 신고한다
조난 사고가 두 번째로 많은 만큼 신고 방법도 미리 알아둘 필요가 있다. 길을 잃었다면 추가로 이동하지 말고 능선처럼 안전한 곳에서 대기하는 게 우선이다. 등산로 주변에 있는 노란색 표지판이 ‘국가지점번호’인데, 도로가 없는 산에서 위치를 표현하는 수단이다. 표지판이 안 보이면 스마트폰으로 ‘주소정보누리집’에 접속해 현재 위치의 국가지점번호를 조회한 뒤 119에 신고하면 된다. 스마트폰 GPS를 켜둔 상태로 119 다매체 신고서비스를 이용하면 구조대가 위치를 더 빨리 특정할 수 있다. 체력 소모를 줄이려면 소리치는 대신 호루라기나 랜턴 불빛으로 신호를 보내는 편이 낫다.
저체온증은 평지보다 산에서 더 빨리 온다
산속은 평지보다 해가 일찍 저물고 기온도 더 가파르게 떨어진다. 땀에 젖은 상태로 바람을 맞으면 체온이 예상보다 빠르게 떨어질 수 있어, 여벌옷과 방풍 재킷은 여름에도 챙기던 습관을 가을부터는 필수로 바꿔야 한다. 앉아서 쉴 때는 맨바닥에 바로 앉기보다 방석이나 매트로 바닥의 한기를 차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하산 시각은 해지는 시간 기준으로 정한다
당국이 반복해서 강조하는 원칙은 하나다. 일몰 1~2시간 전에는 하산을 마쳐야 한다는 것이다. 가을은 해가 매주 눈에 띄게 짧아지는 시기라, 여름 기준으로 짜둔 산행 일정을 그대로 쓰면 하산 시각이 밀리기 쉽다. 산행 전 그날의 일몰 시각을 확인하고, 정상까지 오르는 데 걸린 시간을 기준으로 하산 마감 시각을 미리 정해두는 편이 안전하다.
자주 묻는 질문
등산스틱이 없으면 아예 산행을 미뤄야 하나요?
꼭 그럴 필요는 없다. 다만 낙엽이 많은 급경사 구간에서는 평소보다 보폭을 줄이고 속도를 늦추는 것으로 어느 정도 대신할 수 있다. 자주 오르는 코스라면 스틱을 준비하는 편이 안전하다.
국가지점번호 표지판을 못 찾으면 어떻게 하나요?
표지판이 안 보여도 스마트폰의 ‘주소정보누리집’ 앱이나 사이트에서 현재 위치 기준으로 국가지점번호를 바로 조회할 수 있다. GPS가 켜져 있어야 정확도가 올라간다.
초가을에도 저체온증을 걱정해야 하나요?
9월이라도 정상 부근은 기온이 평지보다 훨씬 낮고 바람도 강하다. 땀에 젖은 상태로 정상에서 오래 머물면 초가을에도 체온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어 여벌옷은 계절과 상관없이 챙기는 게 안전하다.
마무리
가을 산은 풍경이 좋은 만큼 지형과 기온 조건이 매년 사고로 이어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등산스틱과 여벌옷, 국가지점번호 확인법을 챙기고 그날의 일몰 시각에 맞춰 하산 시각을 미리 정해두면 사고 위험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