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말라리아 주의보, 발생 지역과 물린 후 대처법
올해도 6월 말 질병관리청이 전국에 말라리아 주의보를 발령했다. 매년 여름 모기를 매개로 발생하는 국내 말라리아는 열대 지방의 그것과는 양상이 조금 다르지만, 주의보가 뜬 지역에 살거나 다녀왔다면 증상과 대처법을 알아두는 것이 좋다.

사진: Vladimir Wang (Unsplash)
말라리아 주의보는 왜, 어떻게 발령되나
말라리아 주의보는 말라리아를 옮기는 얼룩날개모기류의 밀도가 일정 기준을 넘을 때 발령된다. 하루 평균 모기지수(TI, Trap Index)가 0.5 이상인 시·군·구가 3곳 이상이면 주의보 발령 조건을 충족한다. 올해는 경기 파주시, 인천 강화군, 강원 양구군, 서울 구로구 등이 이 기준을 충족해 전국 단위로 주의보가 확대됐다.
국내 말라리아 환자는 올해 6월 중순 기준 누적 74명으로 집계됐고, 지역별로는 경기(약 58%)와 인천(약 23%), 서울(약 11%) 순으로 많았다. 역학조사에서 확인된 주요 추정 감염지역은 경기 파주시·연천군·김포시·고양시 일산서구, 인천 강화군이다. 휴전선 인근 지역일수록 위험이 크다는 뜻으로, 이 지역에 거주하거나 야외활동·캠핑 계획이 있다면 더 신경 써야 한다.
국내 말라리아, 열대 말라리아와 다른 점
국내에서 발생하는 말라리아는 삼일열원충에 의한 것으로, 아프리카·동남아시아 등에서 흔한 열대열원충 말라리아보다 증상이 상대적으로 가볍고 치료도 잘 된다. 다만 방치하면 재발을 반복할 수 있고, 드물게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증상이 있으면 반드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
주요 증상은 오한과 고열이 하루 걸러 한 번씩(48시간 주기) 반복되는 것이 특징이다. 발열 전 오한으로 시작해 39~40도까지 체온이 오른 뒤 땀을 흘리며 열이 내리는 패턴이 며칠 간격으로 되풀이된다. 두통, 근육통, 오심 같은 감기 유사 증상이 함께 나타나기도 해 초기에는 단순 몸살로 오인하기 쉽다.
모기에 물린 뒤 확인해야 할 것
모기에 물렸다고 곧바로 말라리아를 의심할 필요는 없다. 국내 모기 대부분은 말라리아를 옮기지 않으며, 감염 모기에 물려도 실제 발병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 다만 아래에 해당하면 진료를 고려해야 한다.
- 주의보 발령 지역(경기 북부, 인천 강화 등)에 거주했거나 야간에 야외활동을 했다
- 모기에 물린 뒤 1~4주 안에 오한·고열이 일정한 주기로 반복된다
- 해열제를 먹어도 열이 계속 오르내리는 패턴이 반복된다
국내 말라리아는 감염 후 증상이 나타나기까지 짧으면 2주, 길게는 수개월에서 1년까지 걸릴 수 있어(장기 잠복형), 겨울에 갑자기 발열이 반복되는데 원인을 못 찾는 경우 지난 여름의 모기 노출을 의심해볼 필요도 있다.

사진: National Cancer Institute (Unsplash)
예방을 위한 실천 방법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가장 확실한 예방법이다. 말라리아 매개모기는 주로 야간(해 질 무렵부터 새벽 사이)에 활동하므로 이 시간대 야외활동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위험이 크게 낮아진다.
- 위험 지역에서는 저녁 이후 외출을 자제하거나, 불가피하면 긴 소매·긴 바지를 착용한다
- 노출된 피부에는 DEET 또는 이카리딘 성분 모기 기피제를 바른다
- 방충망 상태를 점검하고, 창문을 열고 잘 경우 모기장을 함께 사용한다
- 캠핑이나 낚시처럼 야간 야외활동이 잦다면 모기 기피제 처리된 의류나 전자모기향을 함께 활용한다
- 집 주변 물웅덩이나 고인 물을 제거해 모기 서식지를 줄인다
자주 묻는 질문
말라리아 주의보가 뜨면 그 지역에 가면 안 되나요?
주의보는 위험도가 높아졌다는 신호일 뿐 출입을 막는 조치는 아니다. 야간 외출을 줄이고 기피제·긴 옷 착용 같은 예방 조치를 지키면서 일상적인 활동은 가능하다.
국내 말라리아도 치료 안 하면 위험한가요?
삼일열 말라리아는 대부분 항말라리아제 치료로 완치되지만, 방치하면 수개월 뒤 재발하거나 만성화될 수 있다. 증상이 의심되면 미루지 말고 진료를 받아야 한다.
헌혈이나 해외 입국 시 말라리아 관련 제한이 있나요?
위험지역 거주·방문 이력이 있으면 헌혈 시 별도 문진과 일정 기간 헌혈 제한이 적용될 수 있다. 정확한 기준은 헌혈 기관에 문의해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마무리
국내 말라리아는 열대 지역의 말라리아보다 증상이 가볍고 치료 예후도 좋은 편이지만, 오한·고열이 일정 주기로 반복되는 증상을 방치하면 재발이 이어질 수 있다. 주의보가 발령된 경기·인천 접경 지역에 거주하거나 다녀왔다면 야간 외출을 줄이고 기피제를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다. 물린 뒤 원인 모를 발열이 주기적으로 반복된다면 자가 진단에 머물지 말고 가까운 병원에서 진료받는 것을 권한다.